마녀사냥 이야기를 읽다 보면 생각하게 되는 게 있어요. 평생 친하게 지내던 이웃이 어느 날 갑자기 나를 마녀라고 고발했다면 어떨까요. 상상만 해도 너무 무서운 이야기인데, 이게 수백 년 동안 유럽 전역에서 실제로 일어났던 일이에요. 종교나 권력자보다 사실은 평범한 이웃들이 서로를 마녀로 고발하던 시대였거든요. 소문 하나로 사람 하나가 죽는 게 너무 쉬운 시대였어요. 오늘은 그 광기가 어떻게 시작되고 어떻게 사회 전체로 번졌는지 얘기해보려고 합니다.

마녀사냥이 어떻게 시작됐는지 한 마을 사례로 풀어볼게요. 어느 마을에 한 여성이 살아요. 그녀는 약초를 잘 알아서 마을 사람들이 아플 때 자주 찾아갔어요. 어느 날 마을의 아이 한 명이 갑자기 병에 걸려 죽어요. 그 아이가 죽기 직전에 이 여성한테 약초를 받아 먹었다는 게 알려져요. 그러면 어떻게 될까요?
이때부터 소문이 돌기 시작해요. "그 여자가 약초로 아이를 죽인 게 아닐까?" "사실 마녀가 아닐까?" 한 명, 두 명이 의심하기 시작하면 마을 전체가 그 여성을 다르게 보기 시작해요. 그러다 다른 집 소가 갑자기 죽거나, 누가 또 아프거나 하면 다 그 여성 탓이 돼요. 결국 누군가가 정식으로 고발하고, 그 여성은 마녀로 끌려가요. 이런 식의 일이 유럽 전역에서 수십 년 동안 반복됐답니다.
여기서 가장 무서운 점은 증거가 필요 없었다는 거예요. 마녀라고 의심받으면 일단 끌려가요. 그리고 한 번 고발되면 그게 사실이 아니라는 걸 증명하기가 거의 불가능했어요. 마녀가 아니라는 증거를 어떻게 보여주겠어요. 결국 의심받는 순간 끝난 거나 마찬가지였습니다.
마녀는 만들어지는 존재였습니다. 누군가에게 미움받는 사람이 마녀가 됐어요.
— 마녀사냥 연구자들의 공통된 결론
그러다 보니 마녀로 몰리는 사람들이 무작위인 경우도 정말 많았어요. 패턴이 있긴 했지만, 결국 누구든 미움을 사면 끌려갈 수 있는 시대였거든요. 다만 한 가지 분명한 건, 보호자가 없는 여성들이 표적이 되기 쉬웠다는 거예요. 남편이 있는 여성보다 과부, 미혼 여성, 가족이 멀리 사는 여성이 훨씬 위험했어요. 누가 옆에서 변호해 줄 사람이 없으면 그냥 끝나는 거였거든요.
가장 마음 아픈 부분이 여기예요. 마녀로 고발한 사람들이 누구였냐면, 대부분 같이 살던 이웃들이었어요. 평생 알고 지낸 사람, 같이 빵을 나눠 먹던 사람, 어쩌면 같이 자란 사람이요. 그런 사람이 어느 날 갑자기 손가락질을 하는 거예요.
왜 그랬을까요. 어떤 사람들은 진짜 무서워서 그랬을 거예요. 마을에 이상한 일이 계속 일어나면 누군가 탓할 사람이 필요했거든요. 또 어떤 사람들은 개인적인 원한 때문에 고발했고요. 그리고 일부는 정말로 돈 때문이었어요. 마녀로 처형된 사람의 재산은 고발자와 재판관, 교회가 나눠 가졌거든요. 누군가의 재산을 합법적으로 빼앗는 가장 쉬운 방법이 그 사람을 마녀로 만드는 거였답니다.
그리고 더 무서운 건, 마녀사냥이 한번 시작되면 한 마을에서 수십 명이 줄줄이 끌려갔다는 거예요. 한 사람이 고발되면 심문 과정에서 다른 사람 이름을 대게 만들었거든요. 그러면 그 사람도 끌려가고, 그 사람이 또 다른 사람 이름을 대고. 이런 식으로 마을 인구의 상당수가 사라지는 경우도 있었어요.
독일의 작은 도시 밤베르크에서는 1626년부터 1631년까지 약 1,000명이 마녀로 처형됐어요. 그 도시 인구가 만 명 정도였으니까 인구의 10퍼센트가 마녀로 몰려 죽은 거예요. 마을이 통째로 미쳐버린 거나 다름없었습니다. 지금 보면 도저히 이해가 안 되는 광기가 그 시대엔 일상이었던 거예요.
16세기에서 17세기까지 유럽에서 마녀로 몰려 처형된 사람은 약 4만 명에서 6만 명으로 추정돼요. 그중 약 80퍼센트가 여성이었습니다. 가장 많이 일어난 곳은 독일어권 지역이었고요.
이쯤 되면 궁금한 게 생기죠. 왜 그 시대 사람들은 이걸 멈추지 못했을까요. 사실 멈출 수 있는 사람이 거의 없었어요. 의심하면 본인이 마녀로 몰릴 수도 있었거든요. "왜 저 여자를 변호하지? 너도 마녀인 거 아니야?" 이런 식으로 분위기가 흘러갔어요. 그러니까 다들 침묵하거나 같이 동조할 수밖에 없었던 거죠.
이 부분에서 좀 무서운 생각이 들어요. 광기는 멀리 있는 게 아니라 어쩌면 평범한 사람들 안에 있는 거 아닐까 하는 생각이요. 평생 알고 지낸 이웃을 한순간에 마녀로 고발하는 그 마음이 도대체 어떤 마음이었을지. 그리고 우리는 그런 시대에 살았다면 다르게 행동할 수 있었을까요. 역사를 보면 가끔 이런 질문이 머리를 떠나지 않을 때가 있어요.
마녀사냥은 종교적 광기라기보다 사람들 사이의 두려움과 욕망이 만들어낸 비극이었어요. 가장 합리적이라고 자처하던 르네상스 시대에 가장 많은 사람이 이런 식으로 죽었다는 게 진짜 아이러니인 것 같습니다. 역사 이야기지만 마냥 옛날 이야기로만 볼 수가 없는 게, 보호자가 없는 여성이 더 위험했던 그 구조가 지금이랑 완전히 다르지는 않잖아요. 저 시대에 태어나지 않은 게 그나마 다행이다 싶으면서도, 완전히 다른 시대에 살고 있다고 말하기도 어렵다는 생각이 들어요.
다음엔 중세 사람들이 왜 고양이를 불길하게 여겼는지 얘기해볼게요. 이것도 사실 마녀사냥이랑 연결돼 있어요. 고양이가 마녀의 동물로 몰리면서 유럽에서 대규모로 사라졌는데, 그 결과가 흑사병 확산에 영향을 줬다는 설도 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