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은 프랑스로 가볼게요. 바로 잔 다르크 이야기예요. 잔 다르크라는 이름은 언제 들어도 항상 흥미로운 것 같아요. 잔 다르크는 백년전쟁이 한창이던 1412년경, 프랑스 북동부 동레미라는 작은 마을에서 평범한 농부의 딸로 태어났어요. 백년전쟁이란 1337년부터 1453년까지 116년 동안 영국과 프랑스가 왕위 계승권을 두고 벌인 전쟁인데, 잔 다르크가 등장할 무렵 프랑스는 거의 패망 직전이었어요. 잔 다르크 이야기는 진짜 신비로운 부분이 많은 것 같아요. 신의 계시를 받았다는 게 진짜인지 가짜인지 증명할 방법은 없잖아요. 그런데 그녀의 여러 일화들을 보면 '어라..? 진짜...?' 싶은 순간들이 자꾸 나와요. 오늘 그 진짜 이야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자세히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15세기 프랑스 시농 성 — 잔 다르크가 샤를 7세를 처음 만난 장소입니다
잔 다르크가 군대를 이끌게 된 이유 — 신의 계시와 환청의 진실
17세 무렵 잔 다르크는 '프랑스를 구하라'는 계시를 받았다고 주장하며 자신이 태어난 동레미에서 왕세자 샤를 7세가 있던 시농 성까지, 무려 400km가 넘는 거리를 직접 찾아갔어요. 여기서 정말 흥미로운 사건이 있어요. 샤를 7세는 잔 다르크가 정말 신의 계시를 받은 사람인지 시험해보려고 일부러 화려한 옷을 입힌 가짜 왕세자를 세워두고, 본인은 허름한 옷을 입고 신하들 사이에 숨어있었어요. 근데 잔 다르크는 단 한 번도 본 적 없는 샤를 7세를 한눈에 알아보고 가짜 왕세자는 쳐다보지도 않은 채 곧바로 진짜 왕세자 앞에 무릎을 꿇었다고 해요. 만약 정말 신의 계시를 받은 게 아니었다면, 그 어린 소녀는 대체 어떤 마음으로 전쟁터까지 나갈 결심을 했던 걸까 싶어요. 잔 다르크를 보면 우리나라 유관순 열사님이 자꾸 떠올라요.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 나섰던 어린 소녀들, 지금 저보다도 훨씬 어린 나이였는데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사실 잔 다르크가 처음 이 음성을 들은 건 13세 때인 1425년이에요. 들판에 혼자 있다가 성 미카엘 대천사와 성녀 카타리나, 성녀 마르가리타가 눈앞에 나타나 잉글랜드군을 몰아내고 황태자 샤를을 랭스로 데려가 대관식을 치르게 하라는 하느님의 말씀을 전했다고 증언했어요. 그들이 말을 전하고 떠나자 잔 다르크는 눈물을 흘렸는데, 그 이유가 너무나 아름다웠기 때문이라고 해요. 잔 다르크 이야기를 하다 보면 신의 계시 부분에서는 항상 평이 갈리는 것 같아요. 이건 진짜 누가 증명할 길이 없으니까요. 근데 이걸 그냥 신앙으로만 받아들이지 않고 의학적으로 분석해보려는 시도도 있었어요. 일부 학자들은 발작 증상 없이 환각만 일으키는 측두엽 뇌전증이었을 가능성을 제기했어요. 측두엽 뇌전증이란 뇌의 측두엽 부위 이상으로 의식을 잃는 발작 없이도 환청이나 환시 같은 감각 이상을 겪는 질환을 말해요. 실제로 소설가 파울루 코엘류도 자신의 작품에서 간질과 계시 능력을 연결지어 잔 다르크의 사례를 언급한 적이 있을 정도로, 이 가설은 꽤 널리 퍼져있어요. 근데 어쨋든 진짜 신의 계시를 들었는지 아니면 정신적인 문제가 있었는지보다, 그 당시 힘든 상황이었던 프랑스를 위해 직접 나섰다는 게 더 중요한 부분인 것 같아요.
당대 샤를 7세 진영도 이걸 그냥 믿지 않았어요. 잔 다르크를 섣불리 지지했다가 악마 숭배자로 몰릴 위험이 있다고 판단해서, 푸아티에로 보내 신앙심과 도덕성을 검증하는 종교적 심사까지 받게 했어요. 사실 어린 소녀가 갑자기 신의 계시를 들었다며 프랑스를 구하러 왔다고 했으니, 솔직히 누가 바로 믿을 수 있었겠어요. 전문적으로 훈련받은 기사도 아니고 작은 마을 농부의 딸에 불과했으니까요. 그 당시에 회의적으로 바라봤던 시선들도 충분히 이해가 가요. 그 사람들 입장에서는 진짜 말도 안 되는 거잖아요. 어린 소녀가 프랑스 구하겠다고 나서니 '그러세요 그럼~!' 이러는 게 더 이상한 반응이었을 거예요. 근데 또 정말 어려운 상황이었으니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잔 다르크를 믿어보지 않았을까 싶기도 해요. 조사단은 그녀가 흠잡을 데 없이 살아온 독실한 신자라고 결론 내렸지만, 계시 자체가 진짜인지에 대해서는 끝내 판단을 유보했답니다.
이 검증을 통과한 잔 다르크는 곧바로 군대를 이끌고 오를레앙으로 향해요. 당시 오를레앙은 영국군에 포위돼서 함락 직전이었는데, 잔 다르크가 도착하고 열흘 만에 포위를 풀어내는 극적인 승리를 거둬요. 이 승리로 그녀는 '오를레앙의 처녀'라는 별칭을 얻게 되고, 이후 루아르 강 유역의 여러 도시를 차례로 탈환하면서 프랑스군의 사기를 완전히 끌어올려요. 결국 같은 해 7월, 잔 다르크의 활약으로 샤를 7세는 랭스 대성당에서 정식으로 프랑스 국왕 대관식을 치르게 됩니다. 신의 계시가 진짜였든 아니었든, 이 시점까지는 잔 다르크에게 모든 게 순조롭게 흘러가고 있었던 거예요.
마녀로 몰린 잔 다르크의 재판과 화형
근데 그 다음부터 상황이 완전히 달라져요. 부르고뉴군에 사로잡혀 잉글랜드에 넘겨진 잔 다르크는 곧바로 종교재판에 넘겨져요. 정확히는 마녀재판이 아니라 이단재판이었는데, 신을 거역한 죄를 묻는 재판이라는 뜻이에요. 오직 프랑스만을 위해 열심히 싸웠는데 결국 버림받은 것 같아서 마음이 아파요. 영국은 잔 다르크를 쇠사슬에 묶고 음식도 제대로 주지 않으면서 5개월 동안 무려 29번이나 심문했어요. 목숨 걸고 싸웠던 사람이 이렇게 묶여서 심문당하는 순간, 얼마나 무섭고 화가 났을지 짐작도 안 가요.
코숑 주교가 이끄는 70여 명의 신학 전문가가 이단심문단으로 나섰는데, 문맹이었던 시골 소녀 한 명한테 끝내 혐의를 입증하지도, 자백을 받아내지도 못했어요. 결국 이렇다 할 죄목을 못 찾은 코숑 주교는 마지막으로 '남장'을 문제 삼았어요. 당시엔 여성이 남자 옷을 입는 게 성경에 위배되는 종교적 범죄로 취급됐거든요. 어린 소녀한테 꼬투리 잡다 못해 남장까지 걸고넘어진 거니까 정말 치졸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잔 다르크는 '순결을 지키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답했는데, 실제로 감옥에서 병사들에게 성폭행당할 위험 때문에 옷을 다시 입을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었다고 해요.
결국 1431년 5월 30일, 19살의 잔 다르크는 루앙에서 화형당했어요. 화형대에서 그녀가 남긴 마지막 말은 '나를 화형대로 몰아넣은 사람들을 용서한다'였다고 전해져요. 어릴 때부터 이 부분을 보면서 정말 슬펐어요. 정말 신의 계시를 듣고 온 거라면, 왜 이렇게 비참하게 생을 마감해야 했던 걸까요. 마지막 말도 너무 슬프게 느껴져요.
화형 후 25년, 잔 다르크의 명예 회복
잔 다르크가 화형당한 지 25년이나 지난 1456년에야 비로소 명예 회복이 시작돼요. 교황청이 프랑스 왕실의 요청을 받아 복권재판을 지시했고, 파리, 루앙, 오를레앙, 동레미까지 관련된 모든 지역에서 자료를 모으고 전 유럽 성직자들을 초청해서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재판을 열었어요. 이전 재판이 정치적으로 조작된 것과 달리 이번엔 교회법을 제대로 따른 정식 재판이었어요. 결국 잔 다르크는 이단도 마녀도 아니라는 무죄 판결을 받았고, 그녀를 처형으로 몰아넣었던 코숑 주교는 오히려 이단자로 선언되며 주교직에서 쫓겨났어요.
이 모든 과정을 지켜본 사람이 있었는데, 바로 잔 다르크의 어머니 이사벨 로메예요. 딸이 죽은 뒤에도 1458년까지 살아남아서, 딸을 죽인 잉글랜드군이 프랑스에서 완전히 쫓겨나는 것도 보고, 딸의 명예가 회복되는 것도 직접 지켜봤어요. 70대의 노구를 이끌고 교황에게 직접 탄원했고 재판에도 참석했다고 해요. 이런 걸 보면 진짜 안타까운 게, 물론 명예를 회복해서 다행이긴 한데 그럼 뭐 하나 싶어요. 죽은 사람이 돌아오는 것도 아닌데, 이게 다 무슨 의미가 있냐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근데 가족들의 마음은 그게 아니었겠죠. 마녀로 몰려서 죽은 딸을 보면서 얼마나 화나고 억울했을까요. 그러니까 이렇게라도 명예가 회복된 건 다행인 거예요. 그러고도 한참 뒤인 1909년에 복자로 시복되고, 1920년에야 정식으로 성인으로 시성됐어요. 화형당한 지 거의 500년 만에 완전한 명예를 되찾은 거예요.
잔 다르크를 보면 우리나라에서 독립운동했던 분들이 자꾸 생각나서 더 마음이 아프고 감정이 이입돼요. 다들 너무 어린 나이였는데 나라를 위해 자신을 희생했다는 점에서 잔 다르크랑 비슷한 것 같아요. 신의 계시를 받았는지, 아니면 그저 한 시대의 절박함이 한 소녀를 영웅으로 만들었는지는 지금도 알 수 없어요. 그래도 확실한 건, 그 어린 소녀가 끝까지 자신의 신념을 지키며 살아갔다는 사실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