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 유럽 귀족들도 동물을 곁에 두고 살았어요. 근데 방식이 지금이랑 꽤 달랐고, 알고 보면 꽤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나오거든요. 특히 강아지 얘기는 처음 들었을 때 너무 귀여워서 한참 웃었어요.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중세 귀족 여성들 초상화를 보면 작은 강아지를 안고 있는 모습이 자주 등장해요. 지금이랑 비슷해 보이죠. 근데 용도가 좀 달랐어요. 예쁘니까 안고 다닌 것도 맞는데, 사실 핫팩 역할도 했거든요.
중세 귀족들이 사는 성은 겨울에 진짜 추웠어요. 난방이 제대로 안 됐거든요. 그래서 귀족 여성들이 작은 개를 치마 안에 품고 다녔어요. 체온을 나눠 갖는 거예요. 지금 우리가 전기장판 쓰는 것처럼, 그 시대엔 강아지가 그 역할을 한 셈이에요. 강아지 안고 있으면 뜨끈뜨끈하잖아요. 이유가 너무 귀엽지 않나요 ㅎㅎ
초상화 보면 강아지들도 예쁘게 꾸며져 있는데, 강아지는 그때나 지금이나 예쁨을 받았던 거예요. 핫팩이었다는 게 알고 보면 더 귀엽기도 하고요. 게다가 벼룩을 사람 대신 강아지한테 옮겨가게 하는 효과가 있었다는 설도 있는데, 위생적으로 딱히 좋은 방법은 아니지만 그 시대 나름의 지혜였던 거겠죠.
귀족 남성들한테 가장 중요한 동물은 단연 매였어요. 중세 귀족들은 매사냥을 엄청나게 중요하게 여겼는데, 매 자체가 신분의 상징이었거든요. 어떤 매를 가지고 있냐가 그 사람의 지위를 나타냈어요.
법으로도 규정이 있었는데, 왕은 흰색 매, 공작은 회색 매, 기사는 특정 종의 매만 키울 수 있었어요. 그리고 이게 진짜 황당한데, 남의 매를 훔치거나 잃어버리게 하면 사형에 처해질 수도 있었어요. 지금으로 치면 누군가의 명품 가방을 훔친 것보다 훨씬 무거운 죄였던 거예요.
매 한 마리의 값이 농노 몇 명의 값과 맞먹었습니다. 그게 중세 귀족 사회에서
매의 위치였어요.
— 중세 유럽 매사냥 문화
그럼 고양이는요? 지금이야 고양이 키우는 사람들이 엄청 많은데, 중세 유럽에서 고양이는 정말 힘든 시기를 보냈어요. 고양이가 마녀의 동물로 지목됐거든요. 특히 검은 고양이가 마녀와 함께 다니는 악마의 존재로 여겨졌어요.
왜 하필 고양이였을까요. 여러 이유가 있는데, 고양이 눈이 세로로 된 동공이잖아요. 그게 당시 사람들 눈엔 악마 같은 눈으로 보였던 거예요. 밤에 눈이 빛나는 것도 불길하게 여겼고요. 고양이 특유의 독립적이고 예측 불가한 성격도 한몫했을 거예요. 강아지는 사람한테 잘 따르는데 고양이는 제멋대로잖아요. 그게 그 시대엔 수상하게 보였던 거죠.
그 결과가 진짜 황당한데, 유럽 각지에서 고양이를 대규모로 학살하는 일이 벌어졌어요. 지금 들으면 말도 안 되는 일이지만, 그 시대엔 고양이를 없애는 게 마을을 안전하게 지키는 일이라고 믿었던 거죠.
고양이 개체 수가 줄어들자 쥐가 폭발적으로 늘어났어요. 그리고 흑사병을 옮기는 쥐벼룩이 쥐와 함께 퍼졌죠. 고양이를 학살한 게 흑사병 확산에 영향을 줬다는 설이 있어요. 두려움 때문에 한 일이 결국 자신들에게 돌아온 셈이에요.
결국 중세에도 사람들은 동물과 함께 살았어요. 다만 지금이랑 다른 건, 그 시대엔 동물이 실용적인 역할이 훨씬 컸다는 거예요. 핫팩, 신분 과시, 사냥 도구. 지금 우리가 반려동물에게 갖는 감정이랑은 좀 달랐겠지만, 동물을 곁에 두고 싶어 했던 마음은 비슷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강아지가 핫팩이었다는 게 알고 나니까 중세 귀족 여성 초상화가 다르게 보이지 않나요. 그 귀여운 강아지들이 사실은 난방 도구였다는 게 웃기면서도 어쩐지 귀엽게 느껴지는 이야기예요.
다음엔 중세 유럽의 화장실 문화가 실제로 어땠는지 얘기해볼게요. 베르사유 편에서 잠깐 언급했는데, 그게 다가 아니거든요. 생각보다 훨씬 더 황당한 이야기들이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