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타이타닉을 보면서 안 울어본 사람 있을까요. 저는 어릴 때 처음 보고 너무 슬퍼서 한참을 다시 못 봤어요. 그런데 실제 기록을 파보니까 영화보다 더 기가 막히더라고요. 빙산에 부딪혀서 가라앉았다는 한 줄 뒤에 숨어있던 이야기들을 풀어볼게요.

타이타닉호가 침몰한 원인
빙산에 부딪혀서 가라앉았다. 다들 여기까지는 알고 계실 거예요. 저도 영화로만 봤을 때는 딱 그렇게 알고 있었어요. 그런데 자세히 파보니까 원인이 훨씬 복잡하더라고요. 이 중에 하나만 어긋났어도 안 가라앉았을 거라는 말이 나올 정도예요.
일단 배부터 볼게요. 타이타닉은 1912년 4월 10일 영국 사우샘프턴을 떠나 뉴욕으로 향하던 첫 항해 중이었어요. 절대 가라앉지 않는 배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자신만만한 배였어요.
첫 번째 원인은 속도예요. 주변에 빙산이 떠다닌다는 경고를 다른 배들한테서 여러 번 받았는데도 최고속도인 24노트에 가까운 22노트로 계속 달렸어요. 노트는 배의 속도 단위인데 22노트면 시속 41킬로 정도예요. 지금 보면 무모해 보이지만 당시에는 흔한 관행이었대요.
두 번째 원인은 늦은 발견이에요. 1912년 4월 14일 밤 11시 40분 견시를 서던 선원 프레드릭 플리트가 전방 450미터에서 빙산을 발견했어요. 450미터면 4만 6천 톤짜리 배가 피하기엔 턱없이 짧은 거리예요. 게다가 출항 때 쌍안경을 쓸 수 없는 상황이었고 빙산은 대부분이 물속에 잠겨있어서 알아챘을 때는 이미 늦은 뒤였어요.
세 번째 원인은 하필 옆구리를 긁혔다는 거예요. 1등 항해사 머독이 키를 돌려 피하려 했지만 우현 옆면이 빙산에 스쳤어요. 수면 아래로 약 90미터가 손상되면서 뱃머리부터 5개 구획에 바닷물이 들어왔어요. 전문가들은 차라리 정면으로 박았으면 앞쪽 일부만 부서지고 침몰은 면했을 수도 있다고 봐요. 실제로 빙산과 정면충돌하고도 수리해서 다시 운항한 배들이 여럿 있거든요.
네 번째 원인은 반쪽짜리 방수격벽이에요. 방수격벽이란 배 안을 여러 칸으로 나눠서 물이 들어와도 한 칸에만 가두는 벽이에요. 타이타닉은 앞쪽 4개 구획까지 물이 차도 버틸 수 있게 설계됐는데 5개가 넘어가버렸어요. 게다가 격벽이 맨 위 갑판까지 닿지 않고 중간에서 끊겨 있어서 물이 벽을 타고 넘어 옆 칸으로 계속 흘러들어갔어요. 얼음틀에 물 붓는 거랑 똑같은 원리예요ㅠㅠ
다섯 번째 원인은 약한 재료예요. 1910년대 최고급이라던 강철도 지금 기준으로는 성분 비율이 형편없었고 금속은 온도가 낮을수록 충격에 잘 깨지는 성질이 있어요. 이걸 취성이라고 하는데 영하의 북대서양을 달리던 타이타닉은 딱 그 조건이었어요. 선체를 이어붙인 리벳도 예상보다 훨씬 약해서 충격에 부서지면서 그 틈으로 물이 들어왔다고 해요. 리벳은 철판을 연결하는 못이에요.
정리하면 빠른 속도와 늦은 발견과 옆구리 충돌과 불완전한 격벽과 약한 재료가 전부 겹친 사고였어요. 하나만 비켜갔어도 결과가 달라졌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 더 안타까워지네요.
사실 저는 이 영화를 어릴 때 처음 보고 너무 슬퍼서 어른이 될 때까지 다시 못 봤어요. 얼마 전에야 겨우 다시 봤는데 어릴 때는 안 보이던 것들이 보이더라고요. 누군가의 평범하고 소중한 일상이 통째로 무너지는 장면이요. 영화가 이 정도인데 실제로는 얼마나 더 많은 사연이 있었을까요ㅠㅠ

타이타닉호 침몰까지 흘러간 시간
충돌부터 완전히 가라앉기까지 딱 2시간 40분이었어요. 그 거대한 배가 사라지는 데 걸린 시간치고는 너무 짧죠. 그 시간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따라가볼게요.
밤 11시 40분 충돌 순간이에요. 아래쪽 승객들은 큰 충격에 잠에서 깼지만 위층 사람들은 살짝 흔들리는 정도라 눈치도 못 챘어요. 심지어 갑판 위 분위기는 오히려 즐거웠어요. 3등실 승객들은 갑판에 떨어진 얼음 조각으로 축구를 했고 어떤 사람은 기념으로 위스키에 넣을 얼음이라며 주워갔대요. 당연한 반응이에요. 세상에서 제일 크고 안전하다는 배가 가라앉을 거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겠어요. 다들 설마 했을 거예요.
밤 11시 47분쯤 스미스 선장이 조타실로 올라오고 배를 설계한 토머스 앤드루스가 피해 상황을 살펴봐요. 그리고 절망적인 계산을 내놔요. 이미 5개 구획에 물이 차고 있고 이대로면 남은 시간은 길어야 2시간이라고요. 펌프를 다 돌려도 몇 분 늦추는 게 전부였어요. 밤 11시 59분 배는 완전히 멈춰 서요.
| 시각 | 일어난 일 |
|---|---|
| 4월 14일 밤 11시 40분 | 빙산과 충돌 |
| 밤 11시 47분경 | 설계자가 침몰 예고 |
| 밤 11시 59분 | 배가 완전히 정지 |
| 4월 15일 0시 05분 | 조난 신호 발신 시작 |
| 새벽 2시 20분 | 완전 침몰 |
| 새벽 3시 55분 | 카르파티아호 현장 도착 |
여기서 가장 뼈아픈 대목이 나와요. 불과 20킬로쯤 떨어진 곳에 캘리포니안호가 있었어요. 빙산이 너무 많아서 야간 항해를 포기하고 멈춰 서 있던 배예요. 그런데 이 배의 유일한 통신사가 충돌 10분 전인 밤 11시 30분에 통신 장비를 끄고 잠들어버렸어요. 혼자 오래 근무하다 지쳐서요. 이 배와 연락만 닿았다면 대부분의 승객이 살 수 있었어요. 정말 세상이 작정하고 억까한 것 같지 않나요ㅠㅠ 무슨 일이든 일어나려면 이렇게까지 맞아떨어지나 싶어요.
대신 48킬로 떨어진 카르파티아호가 신호를 받고 전속력으로 달려와요. 하지만 최대 속도가 17노트라 도착했을 때는 이미 침몰하고도 1시간 30분이 지난 뒤였어요.
가장 큰 문제는 구명보트였어요. 배에는 보트가 20척뿐이었어요. 정원을 다 합쳐도 1178명. 타고 있던 2201명의 절반을 겨우 넘는 숫자였어요. 그런데 더 답답한 건 그 20척마저 정원을 못 채우고 내려갔다는 거예요. 실제로 내려간 보트의 총 정원은 1084명인데 구조된 사람은 700명대였어요.
초반에는 사람들이 보트에 타기를 꺼렸거든요. 배가 가라앉는다는 게 실감이 안 났던 거예요. 생각해보면 이해가 가요. 깜깜한 밤바다 위에서 멀쩡해 보이는 거대한 배를 놔두고 작은 나무배로 옮겨 타라니 그게 더 무서웠을 거예요. 아무것도 안 보이는 검은 물 위로 내려가는 셈이잖아요.
새벽 2시 20분 배는 완전히 물속으로 사라져요. 마지막까지 남아서 사람들을 도운 이들도 있었어요. 주방장 찰스 조그힌은 설계자 앤드루스와 함께 갑판 의자를 바다에 던졌어요. 사람들이 붙잡고 뜰 수 있게요. 실제로 그 덕분에 열 명 정도가 물 위에 떠 있을 수 있었대요.
겨우 2시간 40분이라는 시간 동안 배 안에서는 이 모든 일이 벌어졌어요. 그 안에 있던 사람들에게는 얼마나 길고 무서운 시간이었을까요ㅠㅠ

타이타닉호 침몰 속 생존자 이야기
타고 있던 사람은 약 2200명이고 그중 살아남은 사람은 700명 정도예요. 전체 생존율은 31.6퍼센트였어요. 그런데 이 숫자를 뜯어보면 진짜 이야기가 보여요.
먼저 등급이 생사를 갈랐어요. 1등실 승객 생존율은 62퍼센트 2등실은 41퍼센트 3등실은 25퍼센트였어요. 왜 이렇게 차이가 났을까요. 1등실은 갑판 바로 아래라 구명보트까지 금방 갈 수 있었어요. 반면 3등실은 배 밑바닥에 있는 데다 통로가 미로처럼 복잡했어요. 안내해주는 사람도 없었고 심지어 3등실 승객이 위층으로 올라오는 걸 막았다는 증언까지 남아있어요. 그 깜깜하고 정신없는 와중에도 표 값으로 사람을 나누고 있었다는 거예요. 그게 대체 뭐가 중요하다고요ㅠㅠ 배 안에서도 계급이 끝까지 작동했던 셈이에요.
| 구분 | 생존율 |
|---|---|
| 1등실 승객 | 약 62퍼센트 |
| 2등실 승객 | 약 41퍼센트 |
| 3등실 승객 | 약 25퍼센트 |
| 여성 승객 | 약 75퍼센트 |
| 남성 승객 | 약 20퍼센트 |
| 전체 | 약 31.6퍼센트 |
여성과 아이 먼저라는 원칙은 절반만 지켜졌어요. 여성 승객 생존율은 약 75퍼센트 남성은 약 20퍼센트였으니 원칙 자체는 지켜진 것처럼 보여요. 그런데 여기도 등급이 끼어들어요. 1등실과 2등실 여성과 아이는 거의 다 살았는데 3등실 여성과 아이는 절반 넘게 살아남지 못했어요. 아이만 봐도 109명 중 56명이 살아남았는데 세상을 떠난 아이 대부분이 3등실 아이였어요.
사실은 1등실 먼저였다
보트마다 지침도 제각각이었어요. 좌현을 맡은 라이톨러 항해사는 여성과 아이만 태우라는 뜻으로 받아들여서 자리가 남아도 그냥 내려보냈어요. 우현을 맡은 머독 항해사는 기다리는 여성과 아이가 없으면 남성도 태웠고요. 그러니까 어느 쪽 갑판에 서 있었느냐가 운명을 갈랐던 거예요. 배가 가라앉고 있는데 빈자리를 남긴 채 보트를 내려보냈다니 지금 봐도 답답해지네요. 한 명이라도 더 태우는 게 먼저였을 텐데 말이에요ㅠㅠ
그래도 끝까지 남은 사람들도 있었어요. 당시에는 남성이 여성과 아이보다 먼저 보트에 타는 걸 명예롭지 못한 일로 여겼어요. 그래서 스스로 배에 남기를 택한 사람들이 있었어요. 모피 사업으로 큰돈을 번 존 제이콥 애스터 4세도 배에 남았고 배를 설계한 토머스 앤드루스와 스미스 선장도 끝까지 배와 함께했어요.
이 사고가 남긴 것도 있어요. 1914년 해상 인명 안전 국제협약이 만들어져요. 모든 승객이 탈 수 있는 구명보트를 반드시 갖추고 무선 통신은 24시간 교대 근무로 항상 켜두도록 정한 협약이에요. 통신사가 잠들어서 조난 신호를 놓쳤던 그 밤이 만든 규칙인 셈이에요.
결국 안전을 위한 법은 늘 누군가의 희생 위에 세워지는구나 싶어요. 지금 우리가 배를 안심하고 타는 건 그날 밤 돌아오지 못한 1500명이 남겨준 것이에요. 영화 속 두 주인공 뒤에는 이렇게 수천 개의 진짜 사연이 있었어요. 그 사연들을 한 번쯤 떠올려보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지 않을까요.
자주 묻는 질문
타이타닉호 침몰은 언제인가요
1912년 4월 14일 밤 11시 40분에 빙산과 충돌했고 다음날 새벽 2시 20분에 완전히 가라앉았어요.
가라앉는 데 얼마나 걸렸나요
2시간 40분이요. 설계자가 예측한 시간보다 오래 버틴 편이라 구명보트만 충분했다면 훨씬 많이 살 수 있었어요.
구명보트는 왜 부족했나요
당시 구명보트는 근처 구조선까지 사람을 실어 나르는 용도라 전원 탑승을 전제로 만들지 않았어요.
생존자는 몇 명인가요
약 2200명 중 700명 정도가 살아남았어요. 전체 생존율은 31.6퍼센트예요.
캘리포니안호는 왜 안 왔나요
20킬로 거리에 있었지만 통신사가 충돌 10분 전에 장비를 끄고 잠들어서 조난 신호를 받지 못했어요.
출처 : 위키백과 타이타닉호 침몰 사고 / Encyclopaedia Titanica / Titanic Facts / Bowdoin College 자료 / 국제해사기구 SOLAS 협약 자료